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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과 의료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1-09-27
조회수
1405
첨부파일

명상에 잠긴 미국의학

동양의 심신수련법 신비 밝힐까 동양 전래의 심신수련법이라고 할 수 있는 명상(meditation)이 서양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인 <타임>은 지난 4일치 ‘명상의 과학’을 주제로 한 커버스토리에서 명상은 문화적 차원 못지 않게 의학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동양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명상이 몸과 마음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 사실이 알려지면서 명상 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앨 고어 전 부통령을 비롯해 1천만명 가량의 성인들이 명상을 생활화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똑똑하고 전문적인 직업인들 사이에서는 명상이 ‘비누거품 목욕’에 비유될 정도로 심신의 스트레스 해소에 뛰어난 효과를 내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타임>의 보도를 토대로 명상을 할 경우 몸과 마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건강에는 어떤 도움이 되는지 등에 대해 과학적으로 탐구해온 서양인들이 그동안 무엇을 밝혀냈는지 알아보자. 몸과 마음 건강에 도움 미국인 1천만명 명상 붐 60년대부터 과학적 접근 수면상태 뇌파발생 확인 심적 불균형 치료 등 활용 면역체계 강화 연구결과도 서양에서 명상에 대한 최초의 과학적 연구는 1960대에 시작되었는데,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행동의학과 허버트 벤슨 교수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벤슨 교수는 1967년 초월명상 수행자 36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명상 전후에 혈압·심박수·체온 등 생리현상의 변화가 뚜렷함을 밝혀냈다.

깊은 명상 상태에서는 명상 이전에 비해 산소 소비량이 17% 줄고, 심박수는 분당 3차례로 느려지고, 뇌파 가운데 잠잘 때 나오는 세타파가 활성화되는 등 심신이 이완되는 반응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70년대 들어와 하버드 의대 정신과 그레그 자콥 교수는 연구 대상을 명상훈련을 받는 그룹과 테이프 책을 듣는 방식으로 마음의 평정을 구하는 그룹으로 나눠 각 그룹의 뇌파를 비교연구한 결과 명상훈련 쪽에서 훨씬 더 많은 세타파가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또 명상을 하면 뇌 부위 가운데 외부의 감각 정보를 받아들여 처리하는 머리 앞부분의 전두엽이 비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시간 및 공간 감각을 처리하는 머리 윗부분의 두정엽도 거의 활성화되지 않는 현상을 발견했다.

90년대 들어와 뇌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정교한 의료장비들이 개발됨에 따라 명상할 때의 뇌 상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됐다.

펜실베니아대학 신경학과 앤드류 뉴버그 교수는 불교 스님들을 대상으로 깊은 명상에 도달했을 때 팔 부위 정맥 속에 방사성 물질을 주입해 추적하는 방식으로 뇌 혈류의 움직임을 촬영했으나 뇌가 명상 상태에서도 여전히 혈액을 순환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하버드 의대 벤슨 교수는 인도의 시크교도들을 대상으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를 이용해 명상할 때의 뇌 혈류를 측정한 결과 대체로 뇌 전체에서 혈류 속도가 느려졌지만 감정과 기억, 심박과 호흡, 신진대사 등을 관장하는 변연계에선 예외적으로 혈액 흐름이 활성화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어 위스콘신대학 리처드 데이비슨 교수는 명상에 들어가면 이마 바로 뒷부분인 전전두 피질에서 오른쪽의 활성은 떨어지고 왼쪽은 활성화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오른쪽 전전두 피질은 스트레스와 싸우는 작용을 하고 왼쪽은 만족감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부정적 사고의 소유자는 오른쪽 전전두 피질이 발달해 있지만 낙관적 사고의 소유자는 왼쪽이 더 활성화되어 있어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더 열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데이비슨의 연구는 명상을 통해 뇌를 훈련할 경우 왼쪽 전전두 피질을 활성화시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명상에 대해 이런 과학적인 연구들이 축적됨에 따라 미 의사들은 심장병, 에이즈, 암 등과 같은 만성적이고 난치성 질병의 고통을 예방하고 완화하거나 적어도 통제하기 위해 명상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명상은 또 우울증, 과잉행동, 주의력 결핍증 등과 같은 심적 불균형 상태를 정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서도 활용되고 있다.

명상은 이밖에 범죄 성향을 줄이거나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애틀 근방의 킹스카운티 교정시설에 수감된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위파사나 명상 훈련을 하루에 11시간씩 10일간 실시한 결과 재범률이 75%에서 56%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클리닉을 운영해온 존 카밧진은 데이비드 교수와 함께 명상훈련을 처음 받은 그룹과 명상훈련을 받지 않은 그룹 각각에게 독감백신을 주사한 뒤 혈액속의 항체 수준을 측정하는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명상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

카밧진은 이에 대해 명상을 하면 인체의 면역체계를 강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상에 대한 서양의 과학적 탐구는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명상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밝혀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하버드 의대 벤슨 교수가 이끄는 심신의학연구소는 최근 명상 애호가들로부터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달라이라마의 허락을 얻어 진행해온 티벳불교의 정상급 명상 수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1차 연구 결과를 오는 9월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발표한 뒤 2차 연구 방향을 확정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 국내 연구는 잠잠…일부 병원 치유프로그램 활용 우리나라는 불교의 참선을 비롯해 다양한 명상들이 저마다 크고 작은 동호인 집단을 형성해 널리 시행되고 있지만 명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 실적은 미미하다.

명상 수행자들의 뇌파 변화를 연구한 적이 있는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권준수 교수는 명상 초기에는 알파파가 많이 나오다가 후기에는 세타파가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사람의 뇌는 깨어나 활동할 때 초당 13㎐ 이상의 베타파를 방출하고, 수면 직전이나 눈을 감고 쉴 땐 8~12㎐의 알파파를 내보낸다.

또 잠들었을 때는 보통 4~7㎐의 세파파를, 깊은 잠에 골아 떨어졌을 땐 1~3㎐의 델타파를 일으킨다.

권 교수의 연구 결과는 외국의 명상 연구에서도 비슷하게 입증된 것으로, 명상 수행자들은 명백히 잠을 자지 않는 명상 상태에서 수면 중에서나 나오는 세타파를 일으키는 등 심신이 매우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명상이 고혈압, 두통, 통증,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질환 등에 임상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며 “명상에 플러스 알파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심신 이완요법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자들을 대상으로 ‘명상과 도덕경’이란 치유프로그램을 운영중인 상계백병원 정신과 이정호 교수는 “서양에서는 명상을 현대의학의 대체요법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동양에서 발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명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거의 모두 서양에서 이뤄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분석적인 사고방식에 익숙한 서양인들이 과학적 연구를 통해 명상의 전모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 많기 때문에 비과학적이라고 해서 엉터리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명상에는 수백가지 종류가 있는데 수강료를 너무 많이 받는 등 명상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타임>에서 소개된 명상으로는 결가좌부 자세로 하는 참선, 몸·마음·감각·법의 4가지 변화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위파사나, 틱낫한 스님의 걷기 명상, 마하리쉬 마헤시의 초월명상, 티벳불교의 족첸 등이 있다.

최훈동 한별정신병원장은 “명상은 사마타(집중) 명상과 위파사나(관찰) 명상 두 부류로 크게 나눌 수 있다”며 “내적 평화와 행복감을 유지하기 위해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할 수 있는게 명상이다”고 말했다.

안영진 기자